황금가지 출판사 전집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탐정소설의 아버지' '하드보일드 스타일 추리소설의 개척자' '현대적인 미스터리 장르를 탄생시킨 주역'….

미국 추리소설 작가 대실 해밋(1894-1961)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해외에서의 명성에 비해 국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게 됐다.

출판사 황금가지는 '붉은 수확' '데인 가의 저주' '몰타의 매' '유리 열쇠' '그림자 없는 남자' 등 해밋이 쓴 모든 장편소설 다섯 편을 묶은 대실 해밋 전집을 출간했다.

작가가 50주기를 맞은 지난해 말로 저작권이 소멸한 데 따른 것이다.

사립탐정 출신이기도 한 해밋은 셜록 홈즈로 대표되는 수수께끼식 탐정 소설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 추리문학계에서 무미건조한 묘사와 극사실주의를 표방한 탐정 소설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해밋이 개척한 이러한 하드보일드(hard-boiled. 비정·냉혹) 스타일의 추리 소설은 '하드보일드 문체의 대가'로 꼽히는 레이먼드 챈들러를 거쳐 오늘날의 인기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 데니스 루헤인 등에게 계승됐다.

챈들러는 "해밋은 리얼리즘에 입각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 했던 작가 중 유일하게 비평가들로부터 인정받은 사람"이라며 "그의 또 다른 성취는 탐정 소설을 쓰는 작업을 즐겁게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 작품 가운데 데뷔작인 '붉은 수확'과 두 번째 작품인 '데인 가의 저주'는 콘티넨털 탐정사무소에 소속된 화자를 내세운 것으로, 평단과 대중에게 해밋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이다.

탐정 샘 스페이드를 주인공으로 한 1930년작 '몰타의 매'는 출간 당시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해밋의 대표작이며 '유리 열쇠'는 작가 스스로 최고로 꼽은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편소설 '그림자 없는 남자'는 전직 탐정 부부의 활약을 그린 소설로 밴 다이크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졌다.

김우열·구세희 옮김. 각권 352-390쪽. 각권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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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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