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 윤빛나 기자] 추리소설은 특유의 긴장감과 읽을수록 빠져드는 몰입도라는 매력을 앞세워 수많은 고정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장르다. 푹푹 찌는 여름이 되면 추리소설에 대한 갈증은 더욱 강해진다. 평소에 추리소설을 즐겨 읽지 않던 이들도 공포영화와 같은 맥락으로 '한 번 볼까?' 하는 충동이 들게 마련이다.

본격적인 한여름을 맞아, 더욱 오싹하고 스릴 넘치는 추리소설을 갈구하는 독자들을 위해 수많은 추리소설들이 출판계에 쏟아져 나왔다. 특히 내용 속에 다양한 우리네 모습을 녹여 내며 '있을 법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여기에 이제 필수 조건이 돼버린 '반전'까지 적절히 담아낸 훌륭한 추리 소설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 『완전연애』(문학동네 펴냄),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비채 펴냄) © 독서신문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가 쓰지 마사키의 『완전연애』(문학동네 펴냄)은 쇼와 시대를 가로지르며 대담한 복선과 반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 남자의 수수께끼 같은 일생을 그린 인간 드라마다. 사라진 흉기, 밀실살인, 불가사의한 알리바이 증명 등 추리소설 팬이라면 반길 만한 트릭들이 어우러진 이야기는 물론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불가능한 사건의 중심에 있는 순정적인 사랑은 수수께끼를 더욱 빛내 준다.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비채 펴냄)은 홈스의 이름만으로도 추리 소설 팬들의 눈길을 잡아 끈다. 셜록 홈스의 성공에 힘입어 단편 추리소설 붐이 일었던 1880년대 말, 영국에서 발표됐던 작품 중 주목할 만한 작품 30편을 엄선해 번했다. 책 속에는 아서 코난 도일의 미발표 작품부터 아서 모리슨, 배로니스 에뮤스카 등 셜록 홈스에게 도전했던 작가들의 소설이 수록돼 있어 '내가 모르는 셜록'을 갈구하는 셜록키언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 『스도쿠 살인사건』(밀리언하우스 펴냄), 『트렁크 뮤직』(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 독서신문


『스도쿠 살인사건』(밀리언하우스 펴냄)은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있는 퍼즐박물관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 사건을 통해 유쾌한 지적 스릴러를 선보인다. 퍼즐박물관의 주인 애번데일 교수가 죽어 있는 처참한 사건 현장에는 풀다 만 스도쿠 퍼즐이 놓여 있고, 애번데일 교수의 제자인 수학자 케이트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는다. 누명을 벗기 위한 케이트의 필사적인 두뇌게임이 공포와 유머의 경계를 오가며 촘촘하게 펼쳐진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로 다시 한 번 크라임 스릴러의 거장으로 이름을 떨친 마이클 코넬리의 『트렁크 뮤직』(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도 호평이다. 어머니의 살인범을 30년만에 잡은 후 본의 아니게 휴식기를 가지게 된 형사 해리 보슈는 복귀하자마자 의문의 트렁크 살인사건에 직면한다. 단순 강도사건으로 보였던 살인이 마피아와 연관된 '트렁크 뮤직' 사건으로, 또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와 스트립 클럽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많은 시체를 보여주지 않고도 버라이어티한 추리소설을 전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Posted by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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