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캉스 떠나볼까?소설로 무더위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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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일선문고가 지난 2일까지 1주일간 집계한 베스트셀러 10위권 내 속한 도서의 절반을 소설이 차지했다.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로 잘 알려진 소설가 황석영의 신작 장편소설 '강남몽'이 2위를 차지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95년 6월29일, 15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다루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강남의 꿈'을 좇아 달려온 인물들을 통해 수십년에 걸친 남한 자본주의 근대화의 숨가쁜 여정과 오점투성이의 근현대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이야기로 지난해 부터 꾸준한 화제를 모은 권비영의 '덕혜옹주'도 3위에 머물렀고 비극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젊음의 의미를 탐색한 신경숙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6위를 기록했다. 이 소설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울한 사회풍경과 시간을 뚫고 나아가서 어떻게 서로에게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작가 특유의 시선과 섬세한 문체로 풀어놓는다.
정교한 살인수식에 도전하는 천재 물리학자의 집요한 추적을 다룬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인 '용의자 X의 헌신'도 순위권에 올랐다. 윌리엄 폴 영의 장편소설 '오두막'은 10위에 올라섰다.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딸을 잃은 슬픔에 잠긴 한 아버지가 하나님의 계시에 이끌려 찾아간 오두막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이처럼 소설이 무더위와 맞물려 인기를 얻는 데는 여행을 통한 휴가보다 집에서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려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나홀로 휴가계획'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이번 여름휴가는 나홀로 보낼 계획'이라고 답했고 홀로 휴가를 보내면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독서를 21.9%가 응답해 이를 뒷받침 했다.
/안순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