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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장미`로 돌아온 온다 리쿠

저격수 2010. 10. 22. 13:27

일본 인기작가 온다 리쿠(46)의 본격 미스터리 소설 '여름의 마지막 장미'(재인, 14800원)가 최근 한국에 번역,출간됐다.

국내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온다 리쿠의 이번 작품은 '별책문예춘추' 2003년 5월호부터 2004년 3월호까지 6회에 걸쳐 연재된 장편소설이다.

1992년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한 온다 리쿠는 SF,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본격 미스터리를 표방하면서도 상투성과 전형성을 거부한 채 온다 리쿠 특유의 몽환적 아름다움과 노스탤지어를 담아냈다.

소설의 무대는 국립공원의 산 정상에 있는 정통 영국식의 호화로운 호텔. 층계참에 우뚝 선 거대한 괘종시계가 손님들을 내려다보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다. 이곳에 재벌가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가 초대한 손님이 모여들고, 이들이 청중에게 들려주는 어린시절 겪은 어떤 사건은 끔찍하고 잔인해서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다.



그리고 어느날 아침 중앙 계단 층계참에 놓인 거대한 괘종시계가 넘어져 세 자매 중 둘째인 니카코가 깔려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야기는 정점으로 치닫는다.

이 책의 제목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19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하인리히 빌헬름 에른스트가 작곡한 동명의 연주곡에서 빌려왔다. 이 곡은 하나의 테마가 다양하게 변주되는 음악으로, 이 소설도 하나의 스토리가 서로 다른 화자에 의해 제1변주에서 제6변주까지 이어진다.

그의 여느 작품처럼 이 책도 결말이 열려있다.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지만 닫힌 형식을 거부하고 끝까지 이야기를 완결되지 않는 구조로 펼쳐놓는 것.

이에 대해 온다 리쿠는 책 뒷부분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본격 미스터리는 '설득의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설득을 독자가 납득하면 그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가 된다. 따라서 닫히지 않았다 싶은 결말이라도 전후 맥락을 납득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