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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 추리소설, 천연기념물 제조가

저격수 2011. 1. 16. 01:29
연초부터 지구촌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는 동물 떼죽음 사건이 빈발하고 있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성경에 계시됐던 말세의 전조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상의 종말을 그린 영화 ‘세븐사인(The Seventh Sign)’의 첫 장면도 죽은 물고기떼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기상이변에 의한 것이라는 둥, 먹이 부족이나 집단 전염병 때문이라는 둥 설이 분분하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직접적이든 아니든 사람 탓일 공산이 큰 것만은 확실하다.소설 ‘천연기념물 제조가’(조대호 저, 아름다운 사람들 출간)는 바로 이 부분에 비중을 두고 전개되는 소설로서 인간의 환경파괴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반성과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를 비롯해 신종플루 확산, 동물들의 떼죽음과 구제역파동, AI, 등의 사건들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지구가 인간들로 붐비면서 다른 생물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불과 20분마다 한 종씩 사라져 멸종속도가 1000배나 빨라졌다는 유엔 추산도 있는 가운데 더욱 그 의미를 되새김질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소설의 내용을 간추려 보면, 소설의 주인공 신관우, 그는 십여 년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예술가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빈곤한 생활 속에서 관우는 점점 지쳐가던 중 어느 날 신문을 뒤지다 우연찮게 광고문구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천연기념물 제조가’라는 것.

관우는 호기심과 궁금증에 ‘천연기념물 제조가’라는 사람과 통화를 한 후 사진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여겨 급기야 카메라를 챙겨 들고 그를 찾아간다. 그 후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천연기념물 제조가’들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거대한 음모와 추악한 진실 앞에 관우는 놓이게 된다.

소설은 이 후 관우가 마주한 천연기념물 제조가의 감춰진 진실과 생태계와 환경을 둘러싼 세계적이고 조직적인 음모와 함께 관우의 숨가쁜 추적이 속도감 있으면서도 현실감 있게 전개 된다. 소설 ‘천연기념물 제조가’의 저자 조대호는 환경생태학, 사회학, 인문학 등의 깊이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인간의 욕망과 환경문제, 사회문제를 사실적이고도 섬뜩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인 관우의 목소리를 빌려 저자가 지적하는 인류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담긴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인류에게 닥친 재앙의 모습이 새롭게 보이게 된다.
또한 소설 ‘천연기념물 제조가’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 시대를 넘나드는 다이나믹한 스케일의 장면전환을 펼쳐내며 산야와 중국 천혜의 관광지 계림, 핏빛 가득한 밀렵 현장과 자연보호구역 등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줌으로써 단지 소설 속의 배경으로서 그치는 것이 아닌 현재 인류가 사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혹은 일어나고 있는 생태계 파괴의 현주소를 실감나게 느끼게 해준다.

‘천연기념물 제조가’라는 독특한 소재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리소설적 구성은 이 소설이 이야기적인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며, 더불어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에 오는 여운과 깊이 있는 메시지에서 오는 울림은 문학적 가치로서도 손색이 없다.

소설 ‘천연기념물 제조가’는 자연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줌과 동시에 환경파괴를 반성하고 경고하기 위한 소설이다. 그와 같은 메시지에 부합하듯 책의 인세수익은 세계야생동물 기금에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