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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읽기 무서운 탐정 추리소설

저격수 2011. 2. 5. 03:15

[북데일리] 눈 오는 산장, 외딴섬, 서양식 저택-이 세 곳의 공통점은 바로 밀실이다. 외부의 침입을 인정할 수 없는 곳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문학동네,2010)는 단편 추리소설이다. 저자 우타노 쇼고는 2003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작가. 이 책에는 미스터리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밀실 트릭, 일명 ‘클로즈드 서클’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낸 작품 세 편을 모았다.

눈 오는 산장을 배경으로 한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책의 첫 번째 단편이다. 탐정 하야미는 어느 겨울날 산장에 초대받아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의문의 살인이 일어난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과 결말의 반전이 인상 깊다.

다음은 외딴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생존자, 1명’이다. 신흥종교의 신도 네 남녀가 지하철 폭탄 테러를 일으키고 도피한 무인도. 그러나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섬에서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여자 두 명만 남고 남자들이 한 명씩 모두 죽은 상황. 주인공 ‘나’와 나가토모는 섬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남은 식량을 도둑맞는다. 특히 시체를 발견할 때마다 등장하는 상황 묘사는 혼자 읽기 무섭다.

[무나카타의 절명은 문외한이 보아도 명백했다. 이나무라와 마찬가지로 목덜미의 양쪽 가장자리에 쩍 갈라진 자상이 나 있었다. 뼈가 보였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쇄골에 담겨 눌어붙듯이 말라있었다.]

마지막 남자가 죽은 시체를 발견되고,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은 계속 된다. 이러한 긴장감 끝에 마무리 반전은 더욱 놀랍다.

세 번째 소설은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이다. 네 명의 친구들이 초대장을 받아 찾아간 서양식 저택. 옛 친구들끼리 실제로 추리극을 연기해보자고 제안한다. 복선으로 깔려있던 결말이 서서히 드러나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일본 추리 소설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많은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우타노 쇼고의 작품은 추천하고 싶다.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으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이 그의 작품에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