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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공식을 배반한 추리소설

저격수 2011. 4. 18. 17:15

명탐정의 저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이혁재 옮김|326쪽|1만3800원


수수께끼의 마을이 있다. 마을의 역사와 뿌리도 알 수 없다. 그 비밀을 추적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첫 피해자는 마을 최고의 자산가인 미즈시마 유이치로, 두 번째는 인기 추리소설 작가 히다 슌스케…. 천하무적 덴카이치 명탐정은 각각 '밀실(密室) 살인'과 '인간 소실(消失)' 등 범인이 장치한 트릭을 깨트리며 범인을 잡아낸다. 여기까지라면 보통 본격 추리소설과 매한가지. 그런데 흥미롭게도 히가시노 게이고(53)는 여기서 본격 추리소설의 기본 문법 하나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포기한다. 본격 추리라는 장르 자체를 처음 들어본 등장인물을 무대와 배경으로 이 살인사건을 풀어내고 있는 것. 전작 '명탐정의 규칙'에 이은 추리소설 비틀기요 패러디다. 본격 추리소설로 데뷔했던 작가가 사실상 이 장르에 종언을 고하며 1996년에 썼던 마지막 본격 추리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