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과 함께 휴가 떠나볼까
여름 휴가철을 맞아 미스테리, 스릴러 등 추리소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체로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검증된 작품들이다.
일본 나오키 상 수상자 미치오 슈스케가 쓴 ‘까마기의 엄지(출판사 문학동네) ’는 제6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은 책이다. 한때는 단란한 가정을 가졌지만 도박과 사채 빚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후 사기를 업으로 삼아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마흔 여섯살 남자. 다른 이를 속이는 것이 생업인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몇번이고 이야기를 뒤집으며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대규모 사기극 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을 묘사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도 그려낸다.
작가 엘렌 호란의 ‘누가 하비 버델 선생을 죽였나(출판사 라이프맵)’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부유한 독신남이 칼에 찔리고 목에 잘린 시체로 발견된 이후 범인으로 지목된 미망인을 열혈 변호사가 구한다. 이 과정 속에서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마지막까지 범인의 정체를 찾느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세기 뉴욕의 가장 악명 높은 살인사건을 소재로 법정 추리극을 표방하지만 남북전쟁 이전 미국의 사회상과 상류사회의 풍속, 정치·언론 권력의 위험한 습성, 인종 차별과 식민 착취의 잔혹한 양상 등 미국 격동기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셀리 프레이돈트의 ‘스도쿠 살인 사건(출판사 밀리언하우스)’은 수학자 케이트 맥도날드가 폐쇄적인 시골마을의 퍼즐박물관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유일한 단서는 스토쿠 퍼즐. 암호 트릭의 정수를 보여주며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재미뿐 아니라 지적 쾌감도 맛볼 수 있다.
프레더릭 포사이스 ‘코브라(출판사 랜덤하우스)’는 전 세계 최대 비밀 마약 전쟁을 지휘하는 냉혹한 두뇌 주인공 코브라의 계획을 담았다. 코브라는 마약 산업의 파국을 이뤄내는 것이 목표다. 소설 속 코브라가 약속한 18개월간의 마약 산업 궤멸 기간(2010년∼2012년)은 바로 현재의 시점이어서 더 시선을 끈다.
/true@fnnews.com김아름기자